책은 지성이다. 언어라는 상징계의 정연한 시각화가 가져다준 지적 전환은 역사적으로 문명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어 왔다. 또한 책의 형태는 각 시대의 경제와 문화적 관점을 반영한다. 오늘날 전자책과 온라인 구독 시장이 확대된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는, ...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사랑이란 단어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르다. 조부모님에게서 받았던 조건 없는 사랑, 연인과 오랜 연애, SNS에서 받는 관심 등 이 모든 것들을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사랑은 수학문제의 정답처럼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일까? 사랑이란 단어에 ...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장편 소설 『페스트』를 찾는 독자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1947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마치 2020년의 코로나19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 흑사병의 확산으로 인해 봉쇄된 도시 ...

말라르메의 비인칭(非人稱)  모리스 블랑쇼의 『기다림, 망각 L’ATTENTE L’OUBLI』(1962)을 읽는 일은 그가 열광하고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중에서 『법 앞에서 Vor dem Gesetz』처럼 죽을 때까지 ‘법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통과하기를 갈망했던 시골 사람의 형편과 어쩌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지기는 ...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하여  제법 감성적인 제목으로 글을 시작했다. 필자도 그러하듯이, 감정을 다루는 것은 참으로 추상적인 일이다. 그럼에도‘사랑’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이 되었다. 사랑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범람하고 있고, 인간 역사의 공통된 정서로서 앞으로도 무한히 쓰일 것이다. 어떻게 ...

 책등에 아로새긴 몇 개의 제목만 읽어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하루가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무릇 이런 질문 앞에 놓여진다. “왜 글을 쓰는 것이죠?” “주로 어디서 글을 쓰시나요?” “언제 가장 행복하신가요?” 등등, 무수한 질문이 빈종이 위에 쌓이면 수학 문제를 풀 듯이 글을 ...

왜 인간은 사는가?  누구나 잘 사는 것을 꿈꾼다. 그러나 느닷없이 찾아오는 삶의 공허함에 우리는 묻는다.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인가?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성취에 집착하거나 술, 도박, 마약 등의 일시적인 자극에 빠지기도 하지만 공허함은 해결되지 않는다. ‘삶의 의미는 ...

 지난 8월 4일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 열렸던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관람객 수 30만 명을 달성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길게 늘어선 매표 행렬의 진풍경 에 언론은 ‘호크니 현상’이라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존 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처럼 되어버린 데이비드 호크니 는 지난 35년간 각종 전자매체와 ...

 시린 비가 흩날리던 2월의 뒤셀도르프, 군데군데 얼어있는 라인강에 그는 몸을 던진다. 상실한 의지를 공표하듯 뻣뻣한 몸이 울렁이는 물살을 받아내고 있다. 어부들의 부축을 받으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젖은 몸에서 떨어지는 물이 ‘뚝뚝’작은 신음을 내고 있었다.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은 ...

 셔먼 알렉시(Sherman Alexie, 1966~)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그는 아메리칸 원주민 작가로서 원주민의 역사와 아픔의 정서를 소설, 시, 영화 등 의 여러 수단으로 표현하여 저변을 넓혔다. 물론 그의 작품이 활발히 논의되던 시점 이전에도 많은 아메리칸 원주민 작가들이 활동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