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호 기자칼럼] 음원 사재기는 돈이 된다?

 십여 년 전부터 대중음악계에서는 사기행각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바로 음원 사재기다. 음원 사재기는 음악 플랫폼들의 실시간 인기차트 때문에 생긴 병폐다. 대다수 플랫폼들이 시간당 재생량을 기반으로 실시간 인기차트의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순위에 오르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한편으로 생각해보자면 인기가 없는 무명 가수가 자신의 음원을 차트에 한 번이라도 올려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싶다는 욕심에 음원 사재기에 손을 뻗었을지도 모른다. ‘내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라고 희망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기로 인해 차트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차트에 올라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잘못 선택한 것이고 잘못 생각한 것이다. 음원 사재기는 범죄다.
 음원 사재기는 비단 순위에 오르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주목적은 돈이다. 대중 음악인들에게는 간간이 들려오는 소 문이 있다. 음반을 내고 음원 사재기를 해서 3억을 투자하면 7억을 번다는 것. 하지만 이 소문이 소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음원 사재기는 왜 돈이 될까. 그 배경에는 2013년 저작권료 징수법 개정이 있다. 실시간 재생 시 저작권자에게 일정 금액이 저작권료로 회수된다는 것이다. 현 국내 음원 정산방식이 비례 배분 방식이기 때문도 있다. 이는 이용자들이 음원사이트에서 쓴 총 금액을 이용자의 총 재생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각 음원의 재생수를 곱해 각 권리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음원 사재기는 결국 음악인들의, 예술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저작권법을 악용하는 것이다.
 음원 사재기의 방식은 다양하다. 개중 하나는 브로커를 통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특정 음원을 수백 개의 스마트 폰 혹은 음원사이트, 불법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시간당 재생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런 음원 사재기는 불법, 사기행각으로 단정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혐의까지 밝혀내지 못하면 법적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5월 19일에는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이 1시간 이용량을 집계해 순위를 산정하는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기준 차트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플로’와 네이버의 ‘바이브’ 등도 하루 단위 순위를 새로 도입했다. 실시간 차트가 없어지면 음원 사재기의 시도는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사라진 것은 ‘실시간’일 뿐이다. 언젠가 또 ‘음원 사재기’ 마냥 불법적 행각이 보이면 그때는 어떻게 할것인가? 근본적인 원인인 음원 생태계의 일률적인 줄 세우기는 여전해 보인다.

정은택 기자 | 2081897@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