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호 보도기획 취재수첩] 나무와 숲을 연결하기 위하여

 다사다난했던 2020학년도 1학기가 마무리되어간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의 확산으로 1학기 캠퍼스의 모습은 그 전과는 사뭇 달랐다. 3월이 되어도 본관에 벚꽃이 피어나도 캠퍼스는 한산하고 적막했다. 원생들은 연구실에 출입하기 위해 건물 입구에서 출입카드를 찍거나 방문 기록을 남기고 열화상카메라 앞을 지나야 했다. 화면을 통해 마주하는 교수님은 낯설었다. 학생과 교수 모두가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개강 일자가 미뤄지더니 급기야는 온라인 개강을 시행했고, 적용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일부 강의의 경우 수강생 전원의 동의를 얻어 대면강의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전과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지금은 “기말고사의 경우, 대면이 원칙”이라는 말 속에서 다양한 대응책들이 오가고 있다. 여러모로, 유례없는 학기다.
 반추해보면 우리 원생들은 대학원의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때로는 너무 소속 학과에만 매몰돼있는 나머지 대학원 전체를 바라보기 어렵다. 우리가 아는 대학원 이야기라고는 과 내에서 알음알음 전해지는 것에 불과하며, 다른 학과 사람들은 어떤 공부를 하는지 혹은 학교 전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 알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얼룩진 이번 학기를 보내면서도 “어느 과는 그랬다더라, 어느 단과대는 뭐했다더라”식의 조각난 이야기만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럴 때마다, 마치 장님이 묘사하는 코끼리를 그리는 것 같다고 종종 생각해오곤 했다.
 편집위원으로서 세 학기 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대학원보>라는 매체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우리는 대학원의 소식을 전달하는 신문이지만 속도 경쟁을 하지 않으며, 다루는 내용도 학술적인 논의에 집중한다. 대신, 우리는 대학원의 언론기관으로서 대학원이라는 거대 기구와 원생 개개인을 잇는 다리가 되고자 노력해왔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학술적인 단어들, 나와는 무관하게 느껴지는 사건들 속에서 이것이 왜 대학원과 관련되어 있는지, 이것이 원생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며 지면 하나하나를 준비해왔다. 보도기획 지면은 원생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목적의식으로 표방된다. 원생 개개인이 느끼는 문제가 더 이상 개인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게, 그것을 대학원생인 우리 모두가 공유하기 위해, 그리고 당장의 해결책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논의의 시작이 되어보기 위해 글을 쓴다. 이렇게,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천천히 우리의 일을 한다.

류제원 | jewonryu@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