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호 인터뷰: 다음 학기를 대비하며] 모두가 처음이었던, 그리고 다시 반복될

 다시 새로운 학기를 앞두고 있다. 가을을 맞은 캠퍼스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급격하게 재확산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2학기 대면 수업의 가능성을 틀어막았다. 지난 학기, 일부 실습 과목을 제외하고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실시되었다. 모두가 낯선 환경에서 한 학기를 무사히 넘겼다. 다가오는 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는 2학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1학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와 마찬 가지로 한 학기를 보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인터뷰는 수업에 실제로 참여했던 원생 2인과 수업을 진행한 교수님 1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Q. 이번 인터뷰는 교내 구성원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어 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 반갑습니다. 사학과 교수 박진빈(이하 박)입니다. 미국사 전공이고, 1학년부터 대학원 수업까지 역사학개론, 서양 근현대사, 미국사 관련 과목을 골고루 담당하고 있습니다.
 송: 저는 국어국문학과 한국어학 전공 박사 과정 3기인 송봉운(이하 송)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오던 저는 부족함을 느껴 박사 과정에 지원하여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희: 안녕하세요. 저는 일반대학원 음악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피아노 전공 박희라(이하 희)입니다.

Q. 지난 1학기, 재학 중인 학과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경험했던 수업 방식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 학부 수업은 첫 2주는 ppt에 화면에 소리를 입혀서, 그 이후에는 교실에서 동영상을 촬영해서 다음 카페에 업로드했습니다. 48시간 동안 시청할 수 있게 했고, 댓글을 써서 출석 확인을 했습니다. 학교에서 급히 마련한 시스템이 안정적일지 확신이 없어서 다음 카페를 이용했습니다.
 대학원 수업은 전반부에 ZOOM 실시간 회의를 했고, 후반부에는 넓은 강의실에서 만나서 진행했습니다.
 송: 지난 학기 저는 네 과목 모두 ZOOM과 웹엑스를 통해 온라인 수업에 참여했고 1~2일 정도만 대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대면 수업은 교수자와 학생이 실제로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희: 저는 총 네 개의 수업을 들었는데 초기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다 두 과목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구글 클래스룸으로 진행된 수업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1:1 실기 수업은 화상 통화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때는 연주를 하면 교수님께서 바로 피드백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비대면 레슨 시에는 돌발 상황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여 수업 시간에 레슨받을 곡을 미리 영상으로 찍어서 교수님께 보냈습니다. 이렇게 진행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온라인 수업으로 생긴 에피소드도 있으신가요?
 희: 실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저는 삼각대를 설치하고 수업을 들었는데 휴대 전화를 가로로 설치했다가 교수님이 화면에 누워 계신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없고 수업은 진행해야 하니 교수님께서 저만 괜찮으면 그냥 이대로 하자고 하셔서…… 한 시간 내내 목을 90도로 꺾어서 레슨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박: 학생들이 학교를 방문하지 못해서 과제 제출일에 학교의 풍경을 찍어 업로드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와 같았다면 함께 보던 벚꽃이었겠으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적막한 교정을 온라인으로나마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Q. 온라인 수업에 대해 논의할 때면 상호소통 문제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포함하여,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며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 강의가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학생과의 상호적 대화라는 것을 새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마주 보는 학생의 눈빛과 표정으로 얼마나 강의를 이해하고 있는지 즉시 느끼면서 그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거나 부연 설명을 하거나 했었고, 감탄사나 대꾸 등으로 추임새를 받아가며 수업을 했었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이루 말할 수 없이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차례는 졸업생이나 대학원생들에게 부탁하여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어 달라고 한 후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각자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수강하게 되는데요. 그것이 과연 ‘같은 경험’을 하는 시간성과 공간성의 의의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학생들과 같은 경험을 하고자 계획한 수업 목표들이 다소 난항을 겪기도 했고, 강의 업로드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탓에 학생과 교수자 사이에는 시간의 간극이 생겼습니다. 여러 면에서 만남과 상호소통이 절실했던 학기였습니다. 더욱이 대학원 수업은 소수로 진행되고 워낙 토론 위주의 수업이기 때문에 만남이 필수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송: 온라인 수업의 불편함은 역시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 문제에서 야기되는 것 같습니다. 소통은 교실의 분위기, 아이콘택트, 대화의 자연스러움, 생동감 등 많은 요소의 종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온라인 수업은 얼굴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장래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대면 수업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은 그렇지 않으므로 불편함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 실기 수업을 화상 통화로 진행했던 것 자체가 불편했습니다. 인터넷 연결이 안 좋으면 교수님 말씀이 끊기거나 화면이 안 나오는 등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상으로 들리는 악기 소리는 직접 듣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죠. 교수님과 학생, 서로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악기 소리가 의도와는 다르게 들려서 대면 레슨 때 큰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면 수업으로 바뀐 이론 과목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 질문을 하면 바로 답변을 해주시고 이해하기 쉽게 말로 설명해 주시는 것을 경험하고 난 후, 대면 수업을 더욱 긍정적으로 느꼈습니다.

Q. 코로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시점에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평가와 보완은 계속되어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대면 수업이 주로 이루어지던 때와 비교하여, 2020년도 1학기 온라인 수업은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었나요?
 박: 대면 강의 시절 만족도를 100으로 본다면 지난 학기 비대면 강의의 만족도는 60쯤 되겠습니다. 시시때때로 학생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없다는 것은 저로서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송: 저의 경우 2020년 1학기 온라인 수업은 90점 이상이라고 평가하겠습니다. 처음으로 이런 방식의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아량과 이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희: 우선 1:1 레슨 수업을 화상 통화로 진행한 것은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 문제도 있겠지만, 소리는 실제로 듣는 것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업의 질에도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론이 주가 되는 수업은 교수님께서 수업 내용을 정리해서 상세하게 설명한 영상들을 올려 주셨고 핸드아웃도 제공되어 알차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달라진 일상과 앞으로의 상황

Q. 조금 더 개인적인 부분들도 궁금합니다. 오히려 온라인 수업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상이나 학업 생활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송: 온라인 수업 덕분에 개인적인 가용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저는 등교를 할 경우 최소 세 시간을 길에서 허비하게 되는데 그 시간을 고스란히 독서와 과제 작성 등에 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취미 생활은 거의 하지 못했지만 다른 학우는 지방 먼 곳으로 이동하여 여가를 즐기며 온라인 수업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희: 저는 실시간 수업이 딱 한 과목밖에 없었고 나머지 수업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자유롭게 듣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정말 여유로운 일상을 보냈습니다. 이번 학기 시간표가 굉장히 빡빡했음에도 비대면 수업이었기 때문에 소화가 수월했습니다.
 박: 학생들에게는 일상의 변화가 있었을 듯합니다. 다른 것보다 수강 패턴에도 변화가 있었겠지요. 보통 수업을 하고 나면 모두 다음 일과를 위해 강의실을 빠져나가고, 그날 수업 내용을 되새길 틈 없이 바쁜 일상으로 넘어가지 않나요? 그런데 온라인 수강을 하고 댓글을 달자니 자신의 공간에서 수업 내용에 대해 무언가 써야 하고, 그러다 보니 정리가 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Q.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했습니다. 영상으로 이루어지는 회의나 수업은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을 계기로 판도가 바뀔 것 같기도 합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며 앞으로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될 가능성을 엿본 부분이 있었는지요?
 박: 지금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는 활성화될 수밖에 없겠지요. 전염병 이후에 모두 경험했고 할 줄 알게 되었으니 상용화되기 쉬운 여건이 저절로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상 방식의 수업은 위에서 말한 이유로 소통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무작정 편리와 효율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팬데믹 방역과 같은 절대적인 이유가 없다면 비대면 수업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송: 코로나가 어쩌면 전화위복의 기회를 교육계에 제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주한 현대 사회에서 온라인 수업이 제공하는 편의성은 예상 외로 커서 과거에 꿈꾸던 재택 수업이 곧 완전히 실현화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희: 실습·실기 중심의 수업들은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연주를 감상할 때, 그 공연장에 직접 가야만 들을 수 있는 그 울림,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느끼는 감동은 감히 직접 가서 보고 듣지 않으면 느낄 수가 없습니다. 공연장에서 연주를 직접 보고 듣는 것과 온라인으로 연주를 보고 듣는 것에도 차이가 있듯이 수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9월, 준비의 마음가짐

Q. 2학기 수업을 위해서 우리는 다시 준비를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1학기를 되돌아볼 때, 2학기에는 어떤 수업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박: 제가 속한 문과대학 발전위원회 교육분과의 선생님들과 논의해 본 결과, 4인 선생님 모두 학교 시스템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동영상 수업을 한 것이 그나마 나았다고 동의했습니다.
 2학기에도 우선 한 달은 비대면으로 진행하도록 지침이 왔기 때문에 실시간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지난 학기 ZOOM 수업을 떠올리면 학생들이 얼굴을 비추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듯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얼굴을 가리거나 화면을 꺼 버린 학생이 많았습니다. 그런 일이 없도록 당부하고, 눈을 마주치며 수업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수업의 본래 취지와 지향점을 크게 해치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송: 지난 학기 웹엑스와 ZOOM을 사용했는데, 개인적으로는 ZOOM을 사용할 때의 만족도가 좀 더 높았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능숙도 면에서는 교수님마다 차이가 있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따라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프로그램을 철저히 학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교학 환경과 기자재에 대한 활용 능력을 제고해야 할 것입니다.
 원생의 입장에서는 자칫 나태하고 방만하게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온라인 수업 생태계에 맞는 학습 계획을 세워서 더 잘 적응하는 2학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 LMS 시스템은 무엇보다 출결 현황과 학습 진행 상황, 과제 제출 현황 등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질문 게시판도 따로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제 LMS 시스템도 안정되어 있고, 1학기에 진행했던 대로만 진행한다면 크게 불편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고생하시는 분들은 수업을 준비하시는 교수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이 힘든 시기에 활발한 소통을 통해 학생과 교수자가 서로 만족할만한 수업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교내 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박: 어떻게 하면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좋은 수업 만들 것인지 교수들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애쓰고 있습니다. 참여하고 의견 내 주어 함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기를 부탁합니다.
 송: 학생인 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다소 답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수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기 전에, 저부터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제반 준비를 하고 배울 것은 미리 배워서 준비 없이 직면한 1학기와 다른 2학기를 맞이하려고 합니다. 교수자와 학생 모두의 적극적인 대응이 있을 때 1학기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보람있는 2학기 수업이 될 것입니다.
 희: 모두가 다 힘든 시기지만 개인과 모두를 위해서 코로나 생활수칙을 더 철저히 지켰으면 합니다.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2학기도 파이팅하세요!

정리 : 김태림 기자 | bianca111@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