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호 보도기획: 등록금 반환 회의] 우리의 권리, 등록금 반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주요 대학들은 1학기에 이어 2학기까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본교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10월 4일까지 비대면 수업을 권고했다. 당초 수강생 인원 20명 기준으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를 고려해 수업 방식을 변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습권 침해에 따른 등록금 환불 논란은 지속되어왔다. 이에 맞춰 <대학원보>는 올해 4월 제241호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에 감염된 ‘학습권’」), 5월 제242호 (「등록금 반환, 가능한가?」)를 보도기획으로 다룬 바 있다.
 이러한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교육부는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대학 비대면 긴급 지원 사업 기본 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과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고등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예산을 긴급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0년 한시적으로 총 1,000억 원(일반대 760억 원, 전문대 240억 원)을 지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제한,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부응한 조치다.
 하지만 사업 예산 규모 및 대학의 재정상황을 고려하여 1천억 원 이상의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을 제외했다.더불어 대학원생 지원 금액 또한 배제했다. 본교는 적립금 1,025억 원을 보유하여 서울 소재 사립대학들과 함께 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교는 학부에게만 등록금 실 납부액의 5%를 ‘특별 장학금’으로 재학생 전원(2019학년도 후기 졸업생 포함)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학기가 시작된 10월 초본교는 1학기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 납부액의 5%(장학 받은 액수 제외)를 인포21에 등록된 개인 계좌로 지급했다. 다만 어떤 장학이 포함되고 제외될지에 대한 선별 과정 때문에 아직 일부에게만 지급된 상태다.

학부의 등록금 반환 대응

 그렇다면 학부 총학생회(이하 학부 총학)는 등록금 반환에 대해 학교 측과 다른 논의나 대응이 있었던 걸까? 지난 3월 26일부터 학부 총학은 공식 등록금 협상 회의체인 등록금 책정위원회 개회와 등록금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릴레이 피켓팅 시위에 나섰다. 지속적인 피켓팅과 공동행동으로 7월 중 등록금 관련 회의체를 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등록금 반환에 관련한 회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협상은 계속 이뤄지지 않았고, 총장실, 부총장실 앞에서 총학생회장단 밤샘 농성을 한 결과 3차 등록금 회의 때 반환비율을 5%로 결정하여 2학기 개강 직전 교육환경개선 등의 사안들과 함께 합의가 이뤄졌다.
 학부 총학생회장 김인성 씨는 “적립금 사용내역, 1학기 학교 결산 내용 등의 자료를 요청해 그 자료들을 근거로 반환액수나 비율을 정하려 했으나 학교 측은 비협조적인 태도로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학교 재정의 악화와 코로나 상황에서 지출이 증가해 자금수지가 111억 적자가 났다는 주장을 했으며, 그에 따른 근거로 자료를 제공하라는 학부 총학 측의 요구에 단하나의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근본적으로 학교에서 학생을 소비자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학교에 돈 낸 만큼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육 기관인 학교의 재정을 분담하는 주체로 각 구성원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학교의 발전을 함께 논의하는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 등록금 반환 회의 진행

 국제·서울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국제·서울총학)도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총 3회에 걸쳐 학교 측과 등록금 반환 관련 회의를 열었다. 서울총학은 현재 회장·부회장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비대위원장과 6명의 구성원으로 이뤄져있다. 따라서 서울총학은 비대위원장이 회의와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제총학에 권한을 모두 위임한 상태다.
 9월 3일 2020년 1학기 일반대학원 등록금 반환 관련 1차 회의는 대학원장과 부원장, 행정실장, 국제 총학생회장, 체대회장 등이 참석했다. 첫 번째 회의에서 총학은 “학부와 대학원생 모두 동일한 학생이며, 대학보다 대학원의 등록금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더불어 총학 측은 학부 5% 등록금 반환에 관한 자료와 지원방식에 대한 근거를 요청했다.
 9월 10일 2차 회의는 1차 회의와 동일한 구성원으로 진행됐다. 주 내용은 1차 회의 때 총학이 제안했던 학부 장학금 산정 관련 근거였다. 5%(32.5억 원)의 산정 근거는 각종 장학금 혜택을 받는 학생을 제외한 장학금 미수혜 학생의 등록금 납부액 총액의 5%로, 이 중 12.9억 원은 2020년 미사용 관리 운영비, 학생지원비, 일부 교내 장학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2학기 수익사업 및 모금 캠페인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1학기 강의 환경 개선 부분의 경우 갑작스럽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부 미진한 부분이 있었으나, 2학기의 경우 E-Campus 구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대학원생의 경우 강의 커리큘럼은 전적으로 교수책임으로 학부와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2차 회의가 열린 다음날 9월 11일 3차 회의가 열렸다. 1, 2차 회의와 달리 3차 회의는 부원장과 기조처장도 참석했다. 학교측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전기세 등의 학교 시설 지출이 감소했지만, 유학생 감소 등으로 인해 수입도 감소되었기 때문에 등록금 반환이 어려운 상황”이라 했다. 또한 “대학원생은 수업보다 연구 활동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학부생과 다르며, 특히 이공계의 경우 각 연구실에서 연구 활동을 하면서 받는 장학금과 생활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술디자인대학의 경우 실기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한 달 뒤, 10월 16일 4차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앞선 회의들과 같이 진척된 사항은 없었다.

대학원생들도 같은 학생임을 인식해야

 10월 5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대학원 등록금 반환에 대한 인식조사>에 답한 원생은 총 266명으로, 이중 92.86%의 원생이 ‘학부와 달리 대학원생들에게만 등록금 반환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를 묻는 문항에 95.4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등록금을 재논의하거나 반환이 이뤄질 경우 반환 금액이나 기준이 학과마다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그렇다’는 의견이 절반(50.0%)이었다. 그에 따른 이유로는 ‘각 학과별로 등록금 납부 금액 차이’(26.32%), ‘실기수업의 비중’(9.4%)을 꼽았다. “등록금 반환이 이루어진다면 몇 퍼센트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10% 이상’(33.83%), ‘15% 이상’(26.69%)순의 응답을 보였다.
 등록금 반환에 대한 서술 항목에는 “고통 분담이라는 부분에서 검토되었으면 한다. 모두가 같은 정도의 경제적인 고통을 느끼고 있는데 재정적인 어려움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학부생과 대학원생으로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받아들이기에 어렵다”와 “대학원생이라고 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렵게 모은 돈으로 매 학기 기쁜 마음으로 꿈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납부했다. 온라인 수업이 질과 플랫폼 불안정성으로 제대로 된 학습을 하지 못하고, 캠퍼스 내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학원생의 피해를 외면한 학교 측의 처신에 매우 실망스럽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답변들은 등록금 반환과 기준에 대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대학원생들도 학부생과 같은 ‘학생’임을 인식해 달라는 목소리로 들린다.
 총 네 차례에 걸쳐 이뤄진 2020년 1학기 일반대학원 등록금 반환 관련 회의에서 학교 측은 대학과 대학원생은 다르다는 점과 학교 재정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에 총학 측은 학부·대학원생 모두 같은 학생이며, 학부와 동일한 반환을 요구했다.

타 대학원들의 사례

 그렇다면 타 대학원의 반환사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서울대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위원들과 5차례에 걸쳐 논의한 끝에 총 3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편성해 ‘긴급학업장려금’과 ‘긴급구호장학금’으로 나눠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긴급학업장려금 총액은 20억 원 규모로, 1학기 학부 재학생을 대상으로 등록금 실 납입액에 비례해 지급한다. 평균적으로 납입액의 10% 선에서 지급하되, 실기나 실습 수업이 많은 음대·미대 학생들에게는 지급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대학원생이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수혜 대상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통해 학부·대학원생에 구분 없이 지급하고, 실기·실습 수업이 많은 학과는 지급 비율에 차등을 두어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데 초점을 뒀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등록금 환급을 위한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서울대 또한 학부생과 같이 대학원생들의 어려움을 헤아려 반환을 결정했고, 학과 특성도 고려했다. 하지만 본교는 학교 재정상의 어려움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립은 존재했으며, 서로의 견해를 좁히고자 요청했던 등록금 회계자료들은 끝내 받지 못했다. 학교 측과 회의를 거치고 더 이상의 진전이 없던 국제교정 총학생회장 박삼일 씨는 캠퍼스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1인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해결될 행위는 아니지만, ‘학습권’을 침해당한 학생들의 절규일지도 모른다. 속히 학교 측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양측 모두 합의점을 찾아 서로의 권리를 지킬만한 방안이 마련되길 바라본다.


안혜지 기자 | hjahn1678@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