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호 리뷰: 뚝섬미술관 <여행갈까요>] 지속 가능한 ‘여행’하기

 ‘여행’은 언제나 설렘 가득한 단어다. 여행 계획을 세우고, 비행기를 타고, 보고 싶었던 것을 보고,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 심지어 다녀온 그 이후에도 사진을 보면서 때때로 설레곤 한다. 코로나19가 시작되고 그 모든 설렘은 뒤로 미뤄졌다. 올해 계획했었던 모든 여행은 일단 취소되었고 기약 없는 기다림만이 그 공백을 메웠다.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국내는 슬슬 분위기가 풀리고 있다지만 해외를 코로나 이전처럼 다닐 수 있을까? 약간의 절망이 감싸던 때 눈에 들어온 전시, <여행갈까요> 다시금 여행의 설렘을 느껴보고자 뚝섬미술관을 찾았다.  뚝섬미술관 앞에 도착하면 공항 내부의 수하물 벨트 돌아가는 소리가 입장객들을 반겨준다. 순간 공항에 도착한 기분이 들면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모든 감각들이 깨어나면서 빨리 여행을 시작하자고 재촉한다. 미술관을 들어설 때부터 시작된 여행은 매표소에서도 이어진다. 열을 재고, 손 소독을 끝내고 나면 뚝섬공항 여행부장관이 발행한 여권과 비행기표가 손에 건네진다. 첫 포토스팟은 비행기 문 앞이다. 역시 여행의 시작은 공항과 비행기라고 할 수 있다.
 한 팀씩만 들여보내주는 비행기 내부에서 실컷 비행기를 즐기고 나면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한국은 이미 초겨울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곳은 여전히 여름이다. 백사장이 관광객을 반기고 새파란 바다를 담은 그림들이 백사장 근처에 걸려있다. 여름을 즐기기에는 너무 무거운 옷차림이 아닌가, 잠깐 고민하지만, 곧 옷차림보다는 보지 못한지 꽤 오래된 바다를 즐기기 바쁘다. 바다를 지나고 나서는 다양한 풍경들이 발을 세운다. 베트남을 즐겼다가, 유럽의 한 거리에서 노상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기도 했다. 세계지도를 바라보며 올해 꼭 가자고 다짐했던 나라에게 나를 기다려 달라고 편지도 쓴다. 쨍한 분홍색 문을 지나 강렬한 몽생미셸의 야경을 감상하고 나면 기다려왔던 여행이 끝난다.
 하지만 이 전시의 중요한 주제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끝내고 났을 때, 관광객 들이 돌아간 이후의 여행지는 어떻게 되는가? 코로나19로 유명 관광지에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지역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놀라움을 선사하던 자연이 그 대가로 자신을 내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몽생미셸을 지나면 쓰레기로 가득한 백사장이 나타난다. 관광지들이 몸살을 앓다가 지역을 폐쇄하고, 거북이의 몸속에서 플라스틱이 나온다. 죽은 향유고래의 배를 갈랐더니 쓰레기로 가득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카더라’도 아니고 눈을 돌려서 될 문제도 아니다. 자연은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으로부터 빌린 것이라는 말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아름다운 관광지를 잃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자연도 즐기지 못하게 되기 전에 지구를 신경 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전시는 설렘이 가득한 여행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여행이 끝난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할 것이기에 우리도 자연과 함께 공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행이 끝난 후 남은 자리에 쓰레기 만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여행은 실패한 것이 아닐까?

문수빈 기자 | forest@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