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호 보도기획: 대학원생 주거문제] 원생이 말하는, 대학원생 주거문제

 지난해 정부는 1인 가구를 비롯한 청년 세대를 ‘주거 취약 계층’으로 인지, 주거문제에 있어 청년 지원을 강화할 것을 의논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제1차 청년 정책 기본 계획이 발표됐고, 올해 1월에는 청년을 고려하여 주거 지원대상을 확대한 주거급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즉,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청년 세대의 주거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본보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추어 지난 2월 한 달간 원생 들의 주거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원생들은 다양한 이유로 현 주거 형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원생 기숙시설 확대와 주거 및 생활의 복지를 원했다. 그렇다면 원생들이 말 하는 주거문제와 그 대안은 무엇일지, 이번 보도기획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통학 시간과 자취 비용의 부담감

 본보는 지난 2월 양 교정 원생을 대상으로 <2021년 대학원 생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했다. 2021년 2월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진행됐고 총 255명이 참여했다. 첫 번째로 현 주거 형태에 관해 물었다. 전체 응답자 중 46.27%가 통학(본가), 23.53%가 통학(자취), 21.96%가 학교 근처 자취(셰어하우스 및 공유 주택 포함), 그리고 7.45%가 기숙사에 살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각 주거 형태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물었다.
먼저 통학자(본가 및 자취)에게 “통학 시간에 대한 부담감 은 어느 정도입니까?”라고 물었고, 44.32%가 통학 시간의 부담감이 ‘높음’ 혹은 ‘매우 높음’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통학의 절대적 시간이 매우 긺’, ‘연구시간 확보에 어려움’, ‘교내 근로의 늦은 퇴근’, ‘교내 시설 이용 빈도 높음’을 꼽았다. 다음으로 ‘학교 근처 자취’에 답한 원생에게 해당 주거 형태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14.12%가 ‘통학 시간 부담’을 답했고, ‘연구시간 확보’는 10.59%, ‘교내 근무의 늦은 퇴근’은 8.63%, ‘기숙사 시설 부족’은 5.88%로 뒤를 이었다. 나아가, ‘학교 근처 자취’에 답한 원생에게는 자취 비용의 부담감에 대한 사항도 물었다. 80%가 자취 비용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학교 앞 주거 시설의 높은 가격’, ‘최근 서울·경기 지역 의 전·월세 폭등’, ‘주거비용 마련을 위한 학업 외 근로 필요’, ‘원생 기숙사 시설 부족으로 인한 주거비용 증가’로 그 이유를 답했다.

주거문제의 대안, 본교 기숙사

 한편 본보는 지난 2월 서울·경기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원생 2명(서울교정 1명, 국제교정 1명)을 대상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원생은 통학 소요시간에 약간의 차이를 보였으나 모두 왕복 2시간 이상의 통학 시간으로 인한 피로감과 연구시간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따라서 본교 기숙사 거주를 원했다. 학교 근처 다른 거주 시설을 고려하지 않았던 이유는 치안 문제와 비용 경제성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국제교정 소속 원생만 추가 모집을 통해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었는데, 이에 대해 서울교정 원생은 “본교 원생 기숙시설이 충분하지 않고, 거주지가 지방이 아닌 원생은 기숙사 입사에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설문 조사와 마찬가지로 원생들이 공통으로 호소하는 문제들(지나치게 긴 통학 시간과 피로감, 연구시간 확보 어려움, 학교 앞 주거 시설의 비용)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 대안으로 본교 기숙시설을 생각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원생을 위한 기숙시설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원생을 위한 기숙시설 부족

 현재 양 교정에서 원생이 거주 가능한 기숙사는 서울교정 의 행복기숙사와 세화원, 국제교정의 제2 기숙사로 총 세 곳이다. 서울교정부터 살펴보면, 행복기숙사는 학생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돕기 위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지어졌다. 거주 가능 인원은 총 1000명(아름원 926명, 이문동 74명)이다. 2020년 2학기 기준 원생 T.O는 총 30명(남 14명, 여 16명)이었다. 행복기숙사 측에 따르면 올해 역시 같은 수의 원생 거주를 허용할 예정이다. 서울교정 세화원은 외국인 학생과 지방 출신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총 수용인원 432명 중 60% 정도가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배정되며, 이중 대학원생은 39명(외국인 원생 34명, 내국인 사감 조교 5명)에 해당한다.
 국제교정의 경우 2019년까지 우정원만 원생 거주를 허락했으나, 우정원 공사로 인해 2020년 초부터는 제2 기숙사가 원생을 수용하고 있다. 총 2192명(남 1238명, 여 954명)이 거주할 수 있고, 학부 신입생에게 60%, 학부 재학생에게 40%를 배정한다. 원생은 학부생 선발에 공석이 발생할 때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제2 기숙사 측은 “지난 학기 13명의 원생 거주했으나 이는 예외적인 일이다. 제2 기숙사는 학부 신입생 거주를 목적으로 설립됐고, 원칙적으로 원생을 수용하기 어렵다. 지난 학기는 코로나19 사태로 학부생 공석이 발생하여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선 수치에 따르면 양 교정은 총 69명(행복기숙사 30명, 세화원 39명)의 원생 T.O를 허가한다. 국제교정은 원생에게 기숙사를 배정하지 않는다. 올해도 코로나 이슈가 지속할 것을 예상해 지난해 국제교정이 수용한 원생 인원 13명을 포함해도, 원생 기숙사 거주 가능 인원은 총 82명에 불과하다. 문제적인 것은 ‘82명’이라는 숫자는 대학원 재학생 8,556명(2021년 2월 1일 기준) 대비 1%도 되지 않는 수치라는 것이다. 기숙사 전체 수용인원(총 3624명 행복기숙사 1000명, 세화원 432명, 제2 기숙사 2192명) 중엔 약 2.2% 정도다. 타 우수 사례 학교 (서울대)가 기숙사 전체 정원 5770명 중 45%를 대학원생에게 배정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본교 대학원생 주거복지는 매우 열악한 실정인 것이다.

원생이 말하는, 본교 주거복지 개선안

  그렇다면 원생들은 실제로 기숙시설이 확대되길 원하고 있을까? 본보는 앞선 설문 조사 <2021년 대학원생 주거실태조사>를 통해 원생들이 말하는 주거복지를 들어봤다.
 먼저 “본교에 원생 기숙시설이 확충될 경우, 귀하는 본교 기숙시설을 이용할 용의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58%가 ‘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통학 부담 감소’가 39.61%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으며, ‘비용면의 경제성’이 33.73%, ‘연구시간 확보’가 32.55%로 뒤를 이었다. 반면 41.57%는 기숙시설이 확충되어도 이용할 용의가 ‘없다’라고 답했고, ‘공동생활의 불편함’ 20.39%, ‘비대면 수업’ 8.63%, ‘기숙사 시설 불만족’ 7.06% 등이 그 이유로 조사됐다. 서술 문항에서는 원생들이 생각하는 ‘주거복지’를 알아봤다. 이 중 한 원생은 “기숙사 인원 문제뿐 아니라 원룸 등 주거할 방법의 선택지도 부족하고 잦은 학교 방문, 늦은 근로 퇴근 시간으로 인한 교통비 역시 문제다”라며 원생 생활 복지에 대해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종합하면, 주거복지에 있어 원생들은 대체로 기숙사 문제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시설 확대 및 환경 개선을 원한다. 기숙사 배정문제에서 학부생과 동등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 것에도 불편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원생들은 기숙사 문제뿐 아니라 교내 근로 및 연구 환경 역시 주거·생활면의 주요 이슈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다시 말해, 2021년 본교에는 현 원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주거복지 개선안이 필요하며, 원생 주거복지는 기숙사 문제는 물론 원생의 근로, 연구, 생활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변화해야 한다.
 본보는 해당 사안을 총학생회 측에 전달했고, 총학생회도 이에 동의했다. 국제교정 총학생회장은 “현 원생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주거복지 개선을 이끌 용의가 있으며 먼저 원생들이 처한 각기 다른 환경, 이에 따른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활동을 시작할 것”을 약속했다.

더 나은 연구생활을 위하여

 ‘청년 주거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대학원생 주거문제는 여전히 정체돼있다. 대학생과 각종 사회 초년생을 포함한 ‘청년’이라는 단어의 사회적 의미는 ‘대학원생’을 포함하기에 너무도 좁다. 제1차 청년 정책 기본계획이 확정되고 정부는 5년 내로 전국 대학 기숙시설을 확대할 것을 공표했으나, 원생들의 기숙사 문제 역시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데도 원생들은‘주거 환경’이 연구 환경, 즉 학습권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 나은 연구생활을 위한 주거복지, 학교 측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원생들의 불편함이 해소되길 바라본다.


김지선 기자 | Jiseonkim@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