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호 보도기획: 서울교정 비상대책위원회 점검] 학생을 대표할 수 없는 학생자치기구

서울교정 원생대표 장기간 부재

 서울교정 총학생회(이하 서울총학)는 총학생회장의 공석으 로 인해 2018-1학기부터 현재까지 총 7학기 동안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운영해왔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서울 총학 원생대표 부재 우려와 함께 비대위의 활동에 불가피한 차 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학습으로 원우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해결해야 하 는 서울총학의 고민 역시 깊어 가고 있다. 이에 맞춰 대학원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2018년 9월 230호 보도기획(「서울교정 원생대표 총학생회장, 왜 없을까요」)과 2019년 9월 237호 사설 (「총학생회의 부재와 원생 권리 부재」)로 다룬 바 있다. 따라서 본보는 총학생회에서 비대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지고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비대위 체제를 진단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국제교정과 비교 분석을 통해 총학생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층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본보는 지난 3월 양 교정 원생을 대상으로 서울교정 총학생 회장의 장기간 부재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2021년 3월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 진행됐고 총 182명(서울교정 138명, 국제교정 44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있어 서울교정과 국제교정 질문에는 차이를 두어 서울교정 총학생회장의 장기간 부재와 양 교정 총학생회에 대한 원생들의 인식까지 함께 조사 했다. “7학기 동안 서울교정 총학생회장이 공석인 것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답한 서울교정 원생들 중 86.95%가 원생대표 부재에 대한 사실을‘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 서울총학 이 비대위로 운영 중인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에는 78.26%의 원생들이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는 원생들 대다수가 총학생회장이 장기간 부재한 가운데 비대위 체제로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긴급하지 않은 비상대책위원회

 비상(非常)은 뜻밖의 긴급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신속히 내려지는 명령을 뜻한다. 현재 서울총학은 회장·부회장이 없는 비대위 체제이다. 어떠한 대책 없이 장기간 이어져 온 비대위 운영은 ‘비상’이 뜻하는 의미와 어울리지 않는다. 비대위는 매학기 서울교정의 선거관리위원회를 조직해 총학생회장 후보자 등록을 공지했지만, 그때마다 후보가 없어 번번이 무산됐다. 총학생회장이 부재한 가운데 회장의 업무는 비대위원장과 국제교정 총학생회장이 권한을 모두 위임받은 상태이다. 서울총학은 비대위원장이 국제총학은 총학생회장이 참여했다. 하지만 국제교정 총학생회장이 서울교정 총학생회장의 실질적인 권한을 대신했다.

 총학생회 내부규정에 따라 총학생회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이전 회장이 비대위를 구성했다. 하지만 서울총학은 장기 간 학생회장이 선출되지 않아 비대위 내에서 비공식적인 내부 투표와 의결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원 우의 의견을 취합하여 이를 학교 측에 전달할 수 있는 원생대표가 부재한 상태이다. 서울총학의 원생 역시 설문조사에서 이를 우려했다. 비대위에서 총학생회장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한 원생 중 67%가 ‘학생 대표자의 필요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등록금 반환, 조교 처우, 연구 여건 등 원우들의 단합된 의견을 학교에 제시해 줄 대표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서울총학의 학생회장 부재는 대화의 단절을 뜻한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원생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총장 선출제, 조교 장학 개편 등 굵직한 사항들이 연이어 논의됐지만, 서울교정 원생들은 학교측 의견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것으로 끝이 났다. 국제교정 총학생회장이 권한을 위임받았지만, 서울교정 원생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대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서울총학 대표의 부재를 단순히 소통의 측면에서 바라만 볼 수 없다. 총학생회장의 부재는 총학생회의 조직과 운영의 위기로 직결된다. 현재 서울총학 홈페이지의 경우 관리가 미흡하며 SNS(인스타그램)의 운영 역시 작년 11월에 올린 게시글 이후로 변화가 없다. 서울총학 홈페이지에 설립 예정 중 이라 기재돼 있는 대학원생인권센터 역시 몇 년째 지지부진하다. 비대위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사업(통계특강, 논문게재료, 논문작성법 등) 역시 그에 따른 홍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실제로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지 않다.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총학생회가 주최한 행사와 프로그램 에 참여한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76%의 원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프로그램 홍보와 소통의 부족’은 61.32%로 가장 높았고, ‘프로그램의 시· 공간적 제약’은 12.26%, ‘프로그램의 다양성 부족’은 7.54%로 뒤를 이었다. 이는 원생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현재와는 다른 방법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국제총학의 사정은 크게 다를까? 현재 서울총학 비대위와 국제총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크게 비교하면 서울총학 비대위의 경우, 총 8개 사업(국제학술기행, 논문게재 료 지원사업, 통계특강, 프로그래밍 특강, 논문작성법 특강, 유학생 네트워크 사업, 문화예술 지원사업, 어학능력 지원사업)으로 국제총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5개 사업(전후 오리엔테이 션, 통계특강, 자기계발 시험지원, 대학원 입시설명회, 문화생 활 지원사업)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생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총학의 경우,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를 사용하여 국제총학과 학생 간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단과대별로 나눈 조직도와 사업 진행 상황을 게시해 원생이 더욱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총학 비대위원장은 이와 관련하여 “원생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운영 하여 더욱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들겠다”라고 말하며 “점차 홈페이지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원생들과 소통을 강화해, 보다 친화적인 방식으로 이를 운영할 계획”이라 전했다.
 또한, 서울 비대위와 국제총학 운영의 차이점은 단과대별 프로그램 운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국제총학의 경우, 사무처가 진행하는 5개 사업 이외에 단과대별로 원생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반면에 비대위로 운영하는 서울총학의 경우, 회장 부재로 인해 단과대별 중앙위원회를 관리하고 제어할 수 없기에 단과대별 맞춤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연결망이 부재한 상태다. “대학원 총학생회 업무 활동 현황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서울교정 원생 81.15%가 업무 활동 현황을 ‘모른다’고 답했다.
 현재 서울총학 비대위 체제는 학생을 대표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외면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생들의 문제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에 현재 원생들은 학생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등록금 반환’이 59.42%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으며, ‘대학원생 복지(문화, 보건 등) 프로그램 확충’이 22.46%, ‘교내 조교 근무 및 연구 환경 개 선’이 7.91%로 설문 결과 나타났다. 원생대표가 부재한 사이 원우들의 문제 역시 방향을 잃고 표류 중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서울총학 비대위 체제는 대표성의 부재, 소통의 부재와 원생들의 외면 속에 원생을 위한 자치기구로서 존재 의미마저 흔들리고 있었다.

원생자치기구를 다시 학생 품으로

 한편, 총학생회에 바라는 점을 남겨달라는 질문에 다른 한 편으로“늘 감사합니다”, “수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등 많은 원생들이 비대위에 따뜻한 응원을 전달했다. 원생들은 총학생회에 당부의 말도 함께 남겼다. “설문조사를 통해 알게 됐지만, 우리 모두 총학생회에 대해 함께 고민 해봐야 할 것”,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생길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와 같은 원생들의 기대와 관심은 비대위의 행보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더불어 현재 비대위원장의 행보는 변화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대학원 홈페이지를 3년 만에 개편했으며, 연내 사업계획안을 작성하여 이를 공개했다. 그렇기에 서울총학의 앞날은 이전만큼 어둡지는 않다.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원생들의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가 존재의 의미마저 위협받는 원생 자치기구를 다시 학생 품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엄경용 기자 | gyung23@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