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호 취재수첩] 께세라세라(Que será será)

 스페인 표현‘께 세라 세라(Que sera´ sera´)’는 ‘뭐가 되든지 될 것이다’ 라는 뜻이다. 이 말에는 몇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이 문장은 스페인어 문법에 정확하게 들어맞 는 표현은 아니다. 이는 스페인어권 국가가 아닌 영국에서 시작된 표현으 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친숙한 문장이 됐다. 둘째, 번역의 오류이다. ‘께 세라 세라’는 우리나라에 번역되기 전, 일본에서 이를 번역하는 가운데 오류가 생겼다. 일본에서 이를 자포자기한 심정을 포함 한 ‘될대로 되라’는 의미로 사용했고, 한국으로 재 번역되면서 오류 또한 함께 번역됐다. 잘못된 번역의 예다.
 이번 서울총학 원생대표의 장기간 부재를 <보도 기획>으로 다루면서 비대위에 대한 선입견이나 혹 은 의구심 등이 설문조사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해서 쓰려고 하지 않았다. 한가지 문제에 대해 다각적 인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했던 것은 혹시 필자가 앞서 말한 예시처럼 오류로 인해 잘못된 사실 또는 정보를 제공할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사실 이번 <보도기획>에서 다룬 원생대표의 부재는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 문제를 한 자치기구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개인 문화 성향의 확산과 점점 더 기업적으로 변해가는 대학 풍토 내에서 그 존재의 의미마저 위협받고 있는 원생자치기구의 현실이자 더 나아가 원생의 복지와 학생 자치적인 대학 문화 전반의 문제이다.
 <보도기획>에서 다루고자 했던 것은 ‘대학 문화의 위기’였으며, 비상대책위원회에 일방적인 비판 따라서 혹은 비난을 가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 한 의미에서‘될 대로 되라’가 아닌‘뭐가 되든지 될 것이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읽히지 않는 신문, 소통 없는 학생회, 논의되지 않는 학술 단체협의회는 잔존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를 지닐 수 없다. 원생자치기구의 의미는 원생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보다 나은 대학과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실 속에서 변화를 넘어 앞으로의 방향성을 재고할 시기이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1956)의 배경음악‘Que sera sera(원제)’는 미래 는 알 수 없지만 모든 것이 다 잘 될거야(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예뻐질지, 부자가 될지 묻는 딸의 질문에 어머니는“모든 것 이잘될거야”라 답하는 이 구절에는 미래가 아닌 ‘현실에 충실하라’는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원생의 구성원으로서 필자가 비대위에 전할 말은‘께 세라 세라’이다.


엄경용 기자 | gyung23@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