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호 기자칼럼] 지구가 아파요

 아주 어릴 때부터 늘 듣던 말이 있다.

“지구가 아파요”

 그러니 지구를 아끼고 보호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당장이라도 모든 빙하가 녹아내릴 줄 알았고, 우리 모두가 사막화된 땅에서 말라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북극곰의 땅이 사라져서 슬펐고, 고래들이 아플까봐 걱정하곤 했다.
 그런데 삶은 순식간에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똑같았고 지구도 달라져 보이지 않았다. 저 사람도 이 정도는 쓰는데, 모두가 이쯤의 쓰레기는 배출하는데 지구는 달라지지 않잖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지구는 그대로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라고 굳이 지구를 아껴줘야 할까? 의문이 생겼다. 하나의 거대한 국가가 사용하는 환경이 내 생활반경에서 사용하는 환경보다 훨씬 거대했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정도로, 세제를 줄이는 정도의 노력으로 환경은 더 좋아지지 않았고,지구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지구는 변화를 촉구하고 계속해서 상황은 나빠지는 중이다. 지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
 극심한 전염병이 지구를 덮쳤고, 인간은 활동을 중지했다. 인간이 멈추고 나자 지구는 회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은 늘었고, 지구의 아픔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늦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회용 쓰레기는 끝도 없이 쌓이고 결국은 우리를 덮치기 시작했다. 동식물들은 멸종해가고 있고 기후는 변화무쌍하게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지구를 파괴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었다. 하지만‘나’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나의 삶과 북극곰의 터전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을 수도 있다. 북극곰의 터전이 사라진다는 말은 북극의 빙하가 녹는다는 것이고 그 안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를 ‘무언가’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미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끝없이 일어나는 산불, 두 달 내내 내리는 비, 유래 없이 따뜻하거나 추운 겨울, 작물에 생겨나는 병충해. 이미 재앙은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다가왔고, 우리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나 하나가 바뀐다고 세상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내 영향이 미치는 한에서, 내 생활 속에서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 아픈 지구를 위해, 조그만 실천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수빈 기자 | forest@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