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호 사설: 죽음의 무게]

 요즘 언론은 한강 대학생 사망과 관련된 뉴스로 가득하다. 지난 4월 25일 손정민 씨는 한강 둔치에서 실종됐고, 모두의 기도를 저버리고 6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사망 이유는 미제로 남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강 실종 대학생 고 손정민 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이 3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SNS에는 사이버 탐정들이 자신만의 해석을 토대로 작성한 근거 없는 시나리오가 즐비하다. 언론과 SNS의 뜨거운 관심이 가득한 사건이 있는 반면 같은 또래의 이선호 씨 사망 사고는 보름이 넘도록 향 연기만 자욱한 빈소로 남겨져있다.
 이선호 씨는 지난 22일 평택항에서 개방형 컨테이너(FRC) 속 나무합판 조각을 제거하다 ‘날개’라 불리는 컨테이너 부품에 깔려 숨졌다. 이선호 씨가 합판 조각을 제거할 때, 동시에 FRC의 세워진 날개를 접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현장조사에 따르면, 양쪽 날개의 안전핀을 뽑은 상태에서 지게차가 한쪽 날개를 밀어 넣는 순간 반대편 날개가 넘어지며 그 밑에서 작업 중이던 이선호 씨를 덮쳤다고 한다. 안전 수칙대로 신호수가 현장에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원청업체인 동방은 현장에 안전책임자가 배치되어 있었고, 사고 당시 잠시 다른 컨테이너 작업을 감독하고 있었다는 허울뿐인 해명을 내놨다.
 근무 기간 다른 작업을 하던 이선호 씨가 갑자기 FRC작업에 투입되며 안전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낯선 일에 투입됐으며, 사고 당시 안전모도 쓰지 못했다고 한다. 이선호씨가 일하던 현장은 평소 안전모가 부족해 돌려쓰며 작업을 하는 열약한 상황이었다. 또한, 사고 직후 현장 책임자는 윗선 보고 후에야 119에 신고했다. 같은 현장에서 근무중이던 이선 호 씨의 부친은 10분이란 시간 동안 사고 현장을 허망이 바라 볼 수 밖엔 없었다.
 고 손정민 씨 사건도 비통한 사건이다. 투명한 수사로 진상이 규명되고, 유족들의 마음에 위로가 가득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사망 이유에 대한 과도한 국민적 관심은 수사에 혼선만 빚고 있다. 그에 반해 고 이선호 씨 사건은 유가족이 발 벗고 나서 언론에 제보하고,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다. 우리는 죽음의 무게를 감히 측정할 수 없다. 하지만 죽음 앞에 선 모두가 평등하고 공정하리라 믿고 있다. 고 손정민 씨와 이선호 씨 모두 평안 속에 잠들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