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호 학술대회취재: 바이오 벤처의 법적 생태계 IV – 정보통신 기술의 의료적 적용 : 디지털 치료제의 법과 규제 ] 디지털 치료제와 의료적 적용

 영화 〈아이언맨〉(2008)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기습 공격을 받고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 그러나 그의 자본과 기술력 앞에 가슴에 남은 상흔은 그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고, ‘아이언맨’으로 변모하는 계기가 된다. IT 기술력이 수명을 연장하고 강력한 인간 히어로로 거듭나게 한다는 이 설정은 10년 전 우리에겐 영화적 발상에 불과했다. 그러나 AI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되며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기술은 현실이 됐다. 100세 시대도 도래했겠다, 토니 스타크의 영화적 현실도 머지않아 우리의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7월 28일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연구소와 AI 기반 응급의료시스템 개발 사업단은 “바이오 벤처의 법적 생태계 IV – 디지털 치료제의 법과 규제” 웨비나를 공동 개최했다. 웨비나는 코로나19의 여파로 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바이오 벤처 법적 생태계” 4번째 시리즈에 해당하는 이번 웨비나는 디지털 치료제의 규제와 법 세션으로 나누어 디지털 치료제 규제 현안과 법적 쟁점을 논의했다. 본보는 법 세션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조원희 대표 변호사의 발표 ‘디지털 치료제의 법’을 위주로 정리했고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연구소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았다.

디지털 치료제의 정의와 법

 디지털 치료제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Software as a Medical Device)를 의미한다. 여기서 디지털 치료제는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에 종속되며 해당 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기기의 치료제 선정 여부는 「의료기기법」 제2조에 따른 사용 목적에 부합해야 하며 추가적으로 약 3가지의 판단 기준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검토, 지정되어야만 한다. 그 판단 기준으로는 1.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인가 2. 질병을 예방·관리·치료의 목적으로 환자에게 적용되는가 3. 치료 작용기전의 과학적(임상적) 근거가 있는가를 꼽을 수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지 않을 시 디지털 치료제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 2019년 정부는 의료기기 중 ‘혁신의료기기’를 별도로 지정하여 특례 등을 부여하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 지원법」(‘의료기기산업법’)을 제정했고, 디지털 치료제 역시 혁신의료기기군 중 첨단기술군으로 분류, 해당 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관련 법적 이슈

 디지털 치료제는 여전히 개발 중이기에 기존의 법과 상충되는 여러 법적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개인정보 및 보건의료데이터’는 대표적인 이슈이다. 기존에 처방하는 의약품·의료기기와 달리 디지털치료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인건강기록(PHR, Personal Health Record)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기에,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은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거나 환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추가적으로 수집·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 중 환자의 맞춤형 치료를 위한 생명윤리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이 충돌할 수 있는데, 조원희 변호사에 따르면 데이터가 의료데이터의 연구나 이에 따른 치료 목적으로 활용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20.8.4)상의 ‘가명처리’를 통해 이는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심의에서 면제될 수 있다. 또한, 의료기관이 보유하는 환자에 대한 기록은 개인정보보호법 앞에 의료법이 선행 적용된다. 물론, 환자로부터 수령한 동의서 기재 범위 내에서 개인건강기록(PHR) 처리가 가능하기에 이 동의서의 내용이 중요하다.
 발표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를 활용하여 원격의료서비스 확장을 논의하는 등 AI 기반 치료제의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사태에선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공감대, 국민의 건강권보호를 목적으로 디지털 치료제를 논의 중이며 치료제의 입법적 수용을 위해선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와 보험 시스템 등을 함께 논의, 조정할 필요가 있다.


김지선 기자|Jiseonkim@khu.ac.kr